로고

에코포토아카이브

<에파진(EPAZINE)>은 '환경사진아카이브'와 '환경아카이브 풀숲'의 자료로 구성됩니다.
<에파진>에서 환경 관련 다양한 사진 기록과 콘텐츠들을 찾아보세요.

ISSUE38_EPA Artist_한희준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숲과나눔

본문

 

   2100년에 꼭 봐야 할 사진-

   플라스틱 페트병의 작가, 한희준

 


 

Plastic, NO-1, 55X75cm, Gum Bichromate Print, 2020 - 복사본.jpg

한희준, Plastic, NO-1, 55X75cm, Gum Bichromate Print, 2020 

 

 

지금으로부터 150여 년 전 프린트 기법인 검프린트(Gum Bichromate Print)로 전 세계의 플라스틱 페트병을 찍어내는 작가가 있다. 마치 고고학적 유물을 발굴한 후 기록한 사진처럼, 플라스틱 페트병이 고인(古人)의 초상같이 등장한다. 사진 속에 ‘백산수, DASANI, laVie, FIJI …’ 라는 페트병에 새긴 이름이 선명하다. 인류세 시대가 화석으로 박힌다면 이러하지 않을지, 한희준 작가의 <플라스틱> 시리즈를 보며 새삼 우리 시대의 온갖 플라스틱들을 생각했다.    


하루에 플라스틱을 접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불가능한 일이다. 당장 책상 위에 놓인 볼펜부터 USB, 클리어 파일 … 등 곳곳에 플라스틱으로 만든 물건들과 함께 살아간다. 여기저기에 편재한 플라스틱 제품의 수만큼,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을 세계가 주목한다. 인류의 편리를 돕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문제가 극악해질수록 플라스틱은 제 존재를 드높이며 더욱 빠르게 생산, 소비되고 있다. 그리고 환경을 주제어로 하는 예술 작품에 단골 소재로 등장하며 위력을 발휘한다. 




Plastic, NO-5, 55X75cm, Gum Bichromate Print, 2020 - 복사본.jpg

한희준, Plastic, NO-5, 55X75cm, Gum Bichromate Print, 2020

 

 

 

Plastic, NO-6, 55X75cm, Gum Bichromate Print, 2020 - 복사본.jpg

 한희준, Plastic, NO-6, 55X75cm, Gum Bichromate Print, 2020

 



한희준 작가가 주로 활용하는 사진 프로세스인 ‘검프린트’는 19세기 후반, 회화에서 인상주의 시대가 시작될 즈음에 탄생했다. 거의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수채화 물감으로 다양한 색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회화 같은 효과’를 내기에 적절했다. ‘사진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염원에 들뜬 당시 사진가들이 검프린트 기법을 애용한 이유일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즈음에 최초의 플라스틱이 ‘천연수지 플라스틱 셀룰로이드’란 이름으로 탄생한다. 1869년 일이었다. 셀룰로이드 플라스틱은 영화용 필름과 사진용 필름의 베이스로 사용되며 20세기 이미지 시대를 여는 중요한 뇌관이 된다. 플라스틱 성분이 필름의 주원료로 쓰이며 사진 산업이 꽃을 피우게 된 것이다. 이 무렵 유럽 사진계에서는 회화주의 사진(Pictorialism)이 개화하고 덕분에 사진의 예술적인 가치도 상승한다. 픽토리얼리즘은 짧게 유행한 사조이지만, 넓게는 포토샵의 툴(tool)로 현재까지 이어지며, ‘회화적인 방법과 감성’을 표방하는 사진가들에게 계속 소환되곤 한다. 

 

 

 

Plastic, NO-26, Gelatln Silver Paint on OHP Film,, 50X60cm, 2020. - 복사본.jpg

한희준, Plastic, NO-26, Gelatln Silver Paint on OHP Film,, 50X60cm, 2020

 

 

 

Plastic, NO-33. Cyanotype  fabric on epoxy. 82cmX112cm 2021..jpg

한희준, Plastic, NO-33. Cyanotype  fabric on epoxy. 82cmX112cm 2021

 

 

Plastic, NO-47, 82X110cm, Gum Bichromate Print, 2021.jpg

한희준, Plastic, NO-47, 82X110cm, Gum Bichromate Print, 2021 

 

 

 

플라스틱의 탄생과 예술 사진의 탄생, 인류세를 기록하는 사진의 민첩함과 그럴수록 빠르게 불어나는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미래의 플라스틱은 수백 도의 온도에도 견디고 철사보다 강한데다 자연 분해가 가능해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플라스틱 신소재 개발에 한계가 없을 거란 전망도 있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다! 플라스틱은 환경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플라스틱은 지구 환경 오염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플라스틱 필름 대신 엄청난 양의 이미지를 기록할 수 있는 메모리카드가 대체했다. (생각해보니, 메모리카드의 원료도 플라스틱이네.)  “플라스틱의 어원은 그리스어의 plastikos와 라틴어의 plasticus에서 유래하였으며, 이는 '성형할 수 있는, 거푸집으로 조형이 가능한'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사진의 필름을 대체한 메모리카드처럼, 언젠가, 가까운 미래에 플라스틱을 대체할 자연소재가 나오지 않을까? 

 

 

 

플라스틱 II 전시전경 (6).jpg

한희준, <플라스틱> 전시전경

 

 

플라스틱 II 전시전경 (7).jpg

한희준, <플라스틱> 전시전경

 

 

 

한희준 작가와 인터뷰를 하며, 플라스틱과 사진을 동시에 생각해 본다.  

 

 

Q. 플라스틱을 작업의 주제로 삼은 계기가 궁금합니다. 

A. 해외에서 전시할 때, 카페에서 물을 마시다가 문득 “이 물은 어디서 오는 걸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알프스산, 북극해, 알래스카, 백두산 등 청정지역에서 나오는 물을 우리는 어쩌다가 제일 골치 아픈 플라스틱병에 담아 마시고 있을까? 모순된 인간 행위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이 작업은 시작됐습니다.


Q. 사진 작품의 컬러가 독특합니다. 

A. 저는 ‘검 프린트(gum-bichromate print)’ 방식으로 작업을 합니다. 이 프로세스는 1880년대에서 1920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회화주의 사진가들에 의해 폭넓게 사용되었어요. 중크롬산염이 혼합된 아라비아 고무 용액을 종이에 도포하여 사진 이미지를 만드는 비은염 인화법입니다. 원리는 이렇습니다. 검(Gum)과 중크롬산(Bichromate)을 혼합해 수채화 물감을 섞은 다음, 이 용액을 원하는 질감의 두꺼운 종이 위에 도포 해, 어두운 곳에서 건조를 합니다. 건조 후에 네거티브 필름과 밀착시켜 노광을 주면 이미지가 형성되는 원리이지요. 꽤 긴 시간, 수작업으로 작업을 해야 합니다. 


Q. 검프린트 방식으로 작업하는 이유가 있나요? 

A. 디지털 사진이 할 수 없는, 제 작업 과정에는 한가지 공정이 더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손으로 직접 인화를 하는 것입니다. 즉,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긴 시간 함께 하기에, 작업에 스토리가 많이 생겨납니다. 예를 들면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머니가 자식을 키울 때, 유모에게 맡겨 키우는 자식과 자기가 직접 키우는 자식은, 물론 둘 다 사랑은 같을 수 있으나, 서로 간의 추억과 기억의 이야기는 다를 것입니다. 작품 사진을 만드는 것도 비슷한 것 같아요. 실수도 빈번히 발생하고 흠집도 생기고 내 의도와 달리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합니다. 작업 과정에서 자신과의 타협을 수십 번 하기도 합니다. “작품으로 너를 쓸 것인가? 말 건가?” 작업을 하면서 혼잣말을 하기도 하죠. 작품의 흠결은 저만 알고 있습니다. 그래선지 무엇보다 저의 작품을 사랑합니다. 


Q. 최근작, '포항 제철'을 촬영했는데요. 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A. ‘포항국제사진제’에 초대 작가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주최 측에서 아름다운 포항을 표현해 달라고 했어요. 포항은 철의 도시이고 포스코를 품고 있는 도시입니다. 고민 끝에 ‘철의 도시 포항’의 노동자들을 사진으로 만들었습니다. 작업 과정은, 자석을 이용하여 포항의 철가루를 모아 고운 채에 거르고, 검프린트 방식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포항의 바닷물을 이용해 산화를 시켜 완성했습니다.  (글 :  EPA 최연하)

 

 

 


포스코의역군들 No3 Gum Iron print 53X72cm 2023..jpg

한희준, 포스코의역군들 No3 Gum Iron print 53X72cm 2023

 

 

 

포스코의역군들 No6 Gum Iron print 53X72cm 2023..jpg

한희준, 포스코의역군들 No6 Gum Iron print 53X72cm 2023

 

 

 

포항국제사진제전경-1.jpg

 한희준, 포스코의 역군들, 전시 전경

 

 

 

한희준.jpg

한희준 작가

 


한희준 작가 주요 개인전

2022 <plastic - Be born again II>, 청주 한국공예관

2022 <plastic &#8211; 묻히다>, 방배동 H art bridge

2021 <plasticII>, 인사동 갤러리라메르

2020 <plastic>, 인사동 갤러리라메르2018 <The Present Mirrored by the Future>, 인사동 나우갤러리2017 <The Present Mirrored by the Future>, 청주테마9갤러리2014 <Panta rhei>, 청주예술의전당.테마9갤러리2012 <대청호>, 청주예술의전당2011 <The Time>, 청주시립정보도서관


 

 

#한희준 #플라스틱 #검프린트 #GumBichromatePrint #숲과나눔 #에코포토아카이브 #에파진 #EPAZINE

 

*** 잠깐! 플라스틱, 분리하는 게 정답이다. 

‘3R 운동’ : 오늘날 플라스틱 쓰레기 대란 사태를 맞아 인류가 실천해야 할 세 가지 행동

사용량을 줄이고 여러 번 쓰고 재활용하라(reduce, reuse, recycle)

 

플라스틱 분리배출 구분 표기.JPG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