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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25_EPA Artist 박나윤_ ‘개친절’한 나윤씨의 ‘개아름다운’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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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숲과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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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친절’한 나윤씨의 ‘개아름다운’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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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윤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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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나윤_애견샵, 팔리기 위하여 전시되어 있는 닥스훈트를 바라보는 어린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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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나윤_애견샵, 팔리기 위하여 전시되어 있는 요크셔테리어 

 

 

인간의 입장에서 질문을 던져본다. 

“동물들은 친절하고 따뜻하게 접근하는 인간을 과연 알아볼까? 동물들은 자신의 경험을 기억할 수 있을까? 인간처럼 희노애락을 느낄 수 있을까?” 

다시 동물의 입장이 되어, 온전히 동물이 될 수 없지만, 답을 생각해본다. 

“그렇다. 우리는 상냥하고 따뜻한 인간을 좋아한다. 우리와 함께 한 인간과의 경험 또한 기억한다. 인간이 원하는 것을 동물들도 원한다는 것을 인간이 알면 좋겠다. 그걸 모른다면 인간은 개만 못한거야!”   

 

 

“내 앞에서 죽은 수많은 개의 얼굴과 이름을 잊을 수 없어요.”


박나윤 작가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유기견 보호소에서 자원 활동을 했다. “그저 동물이 좋았고 개와 함께 놀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그때 본 것을 잊을 수가 없어요. 처음에는 개가 좋아서 펫샵에서 사서 키우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개가 몸집이 커지거나 늙으면 버리는 인간이 있는거에요.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매년 일만 마리 정도의 유기견이 생기고, 이중 절반이 넘게 안락사를 당한다고 합니다. …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요. 단순히 개를 사고파는 펫샵 뿐만 아니라 애견용품 판매에서부터 도그쇼, 애견카페, 애견펜션 … 등 개와 함께 할 수 있는 레저 활동도 급증하고 있죠.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이 늘어나는 만큼 책임도 따라야 할 텐데 실상은 그렇지 않아요. 제가 봤던 유기견의 대다수는 늙고 병들어 버린 개부터 순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입양 기회를 박탈당한 개, 단순히 몸집이 크거나 활동량이 많다는 이유로 버려졌어요. 심지어 키우기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버려지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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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박나윤_포천에 위치한 유기견보호소 애신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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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박나윤_포천에 위치한 유기견보호소 애신동산에서 봉사자와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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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나윤_ 포천에 위치한 유기견보호소 애신동산에서 중성화수술 이후 회복을 위해 케이지에 들어가 있는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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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박나윤_포천에 위치한 유기견보호소 애신동산

 

 

박나윤 작가가 유기견 보호소에서 일해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쳤다. “개 또한 사람과 같은 생명인데도 돈을 주고 거래를 하다 보니 하나의 물건이 되어버렸어요. 병이 들어서 치료를 받다가 죽어버린 어린 강아지부터 장애가 생겨 버려진 개, 그리고 늙어 약해진 몸에 급성전염병까지 걸려 결국 안락사 시켰던 개 … 내 앞에서 죽은 수많은 개의 얼굴과 이름을 잊을 수 없어요. 어느 날은 개의 죽음이 내 탓이라는 죄책감이 들기도 했고, 너무나 슬퍼서 봉사를 가지 못할 때도 있었어요.”


개들이 버려지고 죽어가는 것이 자기 탓이라고, ‘죄책감과 슬픔에 빠져’ 힘들게 찍은 사진이 박나윤의 사진들이다. 다정한 친구의 눈높이에서 오랫동안 함께 한 자만이 터득할 수 있는 꾸밈없이 단순하게 찍어간 사진들을 보며 기록의 또 다른 힘을 보았다. 유기견 관련 다큐멘터리 사진은 많이 있었으나 이처럼 내밀하고 따뜻한 기록은 드물다. 대부분 소재 중심에 치우쳐 빠르게 촬영하고 정리한반면, 박나윤은 사진 촬영을 수행하는 안과 밖에서 사진을 만들어 주는 힘이 다름 아닌 타자에 대한 책임에서 시작됨을 알고 있었다. 그것이 나와 직접적으로 상관없다 하더라도 말이다. 기록은 무조건 실천이다. 관심을 집중하고 움직여야 한다. 무슨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 도래할 사건들에 미리 가 있는 것 혹은 해결되지 않은 과제들을 수행해가는 것이 기록의 중요한 차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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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박나윤_ 애신동산에서 어미견과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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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박나윤_ 이태원 유기동물 입양캠페인 봉사자와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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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박나윤_ 일산 유기동물 입양 캠페인 

 

 

박나윤 작가가 찍은 사진들은 2014년에 『THE-LIFE』라는 책으로 묶이고 전시가 열리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후에도 사진 촬영 작업은 계속 이어졌다. 일반 가정으로 입양된 유기 동물의 삶을 지속적으로 기록한 것이다. “제 주변에는 저와 함께 살아가는 장애인 당사자, 장애 운동 활동가가 많아요. 그들은 반려동물 입양을 원할 때마다 제게 ”어디서, 어떻게 유기동물을 입양할 수 있는지“ 물었어요.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장애인 당사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기동물 입양센터’를 찾기 힘들었고 특히 ‘1인 여성 가구’가 유기 동물을 입양하려면 엄청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해요.”  

 

 

2014년 3월 30일 박현소장님-송이 021.jpg

사진) 박나윤_ '송이' 

 

2014년 6월 1일 애린언니-아롱이 001.jpg

사진) 박나윤_ 아롱이

 

2014년 9월 7일 최성미활동가-강아지 001.jpg

사진) 박나윤_ 최성미 활동가가 입양한 강아지

 

2014년 10월 3일 송이송과 나랑 그리고 부우 275.jpg

사진) 박나윤_송이송, 부우

 

‘송이’는 번식장에서 구조된 ‘웰시코기’였으며 입양이 된 후에도 한동안 두려움에 떨며 밤을 지새웠다. 애정 어린 돌봄으로 평안한 삶을 살다 치매로 2019년 눈을 감았다. ‘시츄 아롱이’는 내가 봉사를 다니던 ‘애신 동산’에서 살던 개였다. 입양 당시 추정 나이 7~8살 정도. 아롱이는 눈병이 있어 하루에 두 번씩 안약 처치를 해야 했다. 입양된 후 5년여를 살다가 홀연히 떠났다. 인천에 사는 최성미 활동가의 반려견은 장애인 야학 투쟁을 하던 중 투쟁 농성 천막에 제 발로 찾아온 떠돌이 개였다. 투쟁이 끝난 후 최성미 활동가가 입양하여 함께 살았는데 이 사진을 찍은 후 6개월이 지나 하늘나라로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반려견 부우’는 ‘동물권 행동 카라’에서 구조한 개로, 구조 당시 피부병이 심한 상태였다. 처음에는 임시 보호를 할 생각으로 부우를 집으로 데리고 왔지만 이후 입양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입양 초기에 산책을 하다가 다른 개나 사람을 만나면 매우 무서워 했는데 지금은 활기차게 뛰노는 건강한 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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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박나윤_일산, 유기견 뿅뿅이와 입양자가 산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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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박나윤_ 어린이대공원 근처 반려견 놀이터_포천의 유기견보호소에서 살던 개 '라온'이와 입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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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박나윤_ 애견샵, 팔리기 위하여 전시되어 있는 닥스훈트 

 

 

박나윤 작가가 자원 활동을 한 지 어느덧 10년이 넘었다. 그 사이 유기견 입양 캠페인이 열리고, 동물관련 다양한 단체에서 '동물입양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박나윤 작가는 “자신의 사진을 보고 더 많은 사람이 유기견을 입양하고 개를 키울 때 책임감을 잃지 않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인간은 동물의 대변자(동물은 말이 없으므로)이니 인간과 더불어 사는 생태 구성원인 동물을 배려하는 생활 태도를 갖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반려동물의 복지를 비롯해 위기의 동물이 방치되지 않도록 하는 것, 학대당하거나 위험 상태에 있는 동물 구조 및 유기동물 보호소 동물의 안락사를 줄이는 노력 및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 확산을 위해 돌봄의 기초 정보 공유, 공장형 강아지, 고양이 번식장의 종식을 위해 시민 의식을 변화시키는 등 지속적인 활동과 법 개정, 정책 개선 활동을 하는” 동물사랑실천협회의 실천 항목을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정리, 글 : EPA 최연하)


 

작가 약력


박나윤(Park Na Yun)


198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02년 월드컵이 끝난 직후 ‘유기견 보호소’에서 자원 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에 성결대학교에 들어가 사회복지학을 전공. 2011년부터는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했다. 중학교 때 용돈을 모아 올림푸스 디지털카메라를 사서 사진을 찍기 시작하였다. 2010년에는 DSLR 카메라를 산 후, 1년 동안 동네도서관에 있는 모든 사진 책을 읽으며 독학했다. 2011년 리얼리티 리더스 강의를 들으면서 본격적으로 사진 공부를 시작하였다. 사회공익적 사진집단 <꿈꽃팩토리> 소속으로 2012년 <서울사진축제>와 2013년 <국제골목컨퍼런스전>에 초대되었으며, 다수의 ‘꿈꽃’ 프로젝트에 참가하였다. 2014년부터 매년 ‘장애여성공감’의 극단 <춤추는 허리>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15년에서 2018까지 동물권단체 케어(CARE)에서 근무했다. 2019년에는 1년간 스페인 발렌시아에 머물렀다. 귀국 후, 2022년 3월에서 5월까지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발달장애인과 함께 사진 교육을 진행했다. 2022년 9월에 제5회 ‘서울드랙퍼레이드’의 메인 행사인 <드랙콘서트> 사진 촬영을 하였다. 2021년에서 현재까지 <우리동물병원생명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취약계층 반려동물 복지지원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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