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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22_EPA Artist <임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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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숲과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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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찬란’ 단풍 시절, 꼭 봐야 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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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욱 작가

 

 

‘산’은 사진가들에게 끝없는 숙제를 안겨준다. 산 사진의 대가인 안셀 아담스(Ansel Adams)가 산의 내밀함과 불규칙하고 무질서함을 재현하기 위해 존 시스템(Zone System)을 구축한 이유도 그 자체로 숭고하고 무구하여, 쉬이 접근이 어려운 산의 위용 때문일 것이다. 사진 촬영에서 가장 어렵고 무거운(물론 사진 장비의 무거움과 등산의 어려움을 포함해) 주제가 ‘산’인 것도, 산이 뿜어내는/간직한 대자연의 놀라운 섭리를 헤아리기 어려워서다. 그 ‘산’만 촬영한 사진가가 임채욱 작가다. 이 낭만주의 사진가는 눈앞에 보이는 것뿐 아니라 마음속에 보이는 것을 촬영하려 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가시화하는 것, 이를 위해 산이 마음속에 들어와 숨을 쉴 때까지 산의 안과 밖에서 사유하며 고요히 기다리는 일이 사진 촬영의 8할이 되었다. 마치 세잔이 ‘생트 빅투아르산(La montagne Sainte Victoire)’과 사랑에 빠진 것처럼, 임채욱에게는 사진의 처음부터 설악산과 북한산, 지리산이 있었다. 그렇게 산은 임채욱에게 스며들었고, ‘산’으로만 15회 이상 개인전을 열고, ‘산’ 사진집을 다섯 권 넘게 출판하며 ‘산 사진가’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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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채욱, 설악산

 

  


Seorak 1627, 107x160cm, Archival Pigment Print on Hanji, 2016.jpg

임채욱, 설악산 

 


 

Seorak 1630, 107x196cm, Archival Pigment Print on Hanji, 2016.jpg

임채욱, 설악산 


 

최근 임채욱 작가의 산 사진이 세간의 주목을 새롭게 이끌고 있다. 환경단체들이 양양군, 강원도 등이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을 쉽게 추진할 수 있도록 ‘확약서’를 써준 환경부를 고발하면서 오색케이블카 사업 문제가 크게 부각 된 것이다. ‘오색케이블카’는 남설악 오색지구인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리에서 산 위 해발 1480미터 ‘끝청’에 케이블카와 전망대 등을 설치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사업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환경보전' 주장이 팽팽히 맞서며 수십년 째 찬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설악산은 1982년도에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다. 더욱이 96년에는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으로, 2005년에는 백두대간보호법에 따라 ‘백두대간 보호구역’으로도 지정됐다.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은 만큼 우수한 생태계를 제대로 보전하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하지만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찬성 측에서는 관광산업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가장 큰 사업 목적으로 내걸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여러 차례 부결과 가결이 오락가락하는 새 케이블카사업이 다시 급물살을 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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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욱, 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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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채욱, 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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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욱, 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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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욱, 설악산  


임채욱 작가는 설악산을 촬영하며 특별히 오색지구에 오래 머물렀다.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우려와 자신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설악산을 향한 사진가로서 최선의 촬영을 위함이었다. 임채욱 작가의 산을 향한 경외심을 확인할 수 있는 일화가 있다. 몇 해 전 임채욱 작가가 인수봉 아래 백운산장에서 전시를 한다고 해, 한 시간여 산을 올라 전시를 본 적이 있다. 북한산 인수봉을 찾았던 산악인들의 쉼터인 백운산장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아예 백운산장에 북한산 사진을 들여 저항한 것이다. 고집스런 작가의 사진실천과 모던한 사진형식이 결합하니 그의 진정성은 두터워 보일 수밖에 없었다. 특별히 산(山) 사진에서 두각을 보이는 것도 자연과 환경에 대한 그의 경외가 사진 작품에 고스란히 투영되었기 때문이다. 


 

 

Seorak 1610, 107x160cm, Archival Pigment Print on Hanji, 2016.jpg

 

임채욱 작가가 부지런히 설악산을 오르내리면서 담아낸 설악의 풍경은 위풍당당하고 아름답다. 신비롭고 은밀하고 눈부시다. 신성하고 숭고한 산, 설악이 임채욱 작가의 사진 속에서 빛난다. 지금쯤 오색찬란한 단풍을 선보일 오색지구의 사진은 영롱하기 그지없다. 이곳이 어떻게 변할지, 임채욱 작가의 사진을 보며 생각이 많아진다.    

 

 

*임채욱 작가의 작품을 에코포토아카이브ecophotoarchive에서 만나보셔요.  

*현재 ‘갤러리을지로’에서 임채욱 작가의 전시 <지리산>이 진행 중입니다.  

전시기간 : 2022년 9월 2일~ 10월 29일

전시장소 : 갤러리을지로 (서울시 중구 을지로 157 대림상가 3층 372호

관람시간 : 1~7pm(화~토) 

전시문의 : 02-2272-6711


#임채욱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한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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