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에코포토아카이브

<에파진(EPAZINE)>은 '환경사진아카이브'와 '환경아카이브 풀숲'의 자료로 구성됩니다.
<에파진>에서 환경 관련 다양한 사진 기록과 콘텐츠들을 찾아보세요.

ISSUE15 EPA Inter-View _ <백령도 점박이물범 지킴이 박정운>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숲과나눔

본문

우리는 백령도에서 함께 살아요!


 

촬영 중인 박정운단장.jpg

촬영중인 박정운단장, 사진) 김연수

 

5월 22일은 해마다 자연과 생물종 보존을 위해 제정한 ‘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International Day for Biological Diversity)’이다. ‘생물종 다양성’은 유전자, 생물종, 생태계라는 세 가지 단계에서의 다양성을 종합한 개념이다. 오늘날 지구상의 야생동물은 1,300만에서 1,400만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는데, 인간에게 알려진 것은 13% 정도라고 한다. 이러한 다양성은 개발 및 오염으로 해마다 2만 5000에서 5만 종이 사라지고, 2000년대까지 100만 종, 20~30년 내에 지구 전체 생물종의 25%가 멸종할 것으로 전망한다. 생물종 다양성의 보존은 자연보호, 자원관리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두산백과에서 검색)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187152&cid=40942&categoryId=32179


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을 기념해 천연기념물331호, 멸종위기야생생물2급인 점박이물범 지킴이인 황해물범사업단 박정운 단장을 만났다. 황해물범시민사업단을 만든 박정운 단장은 2006년부터 점박이물범 보호를 위한 활동을 진행해왔으며, 집단서식지인 백령도 지역의 보호 주체 발굴과 주민 조직의 역량 강화 등 지역사회의 인식(수용성) 확대와 주민들의 주체적인 참여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보호 방안 마련을 위해 2019년부터 백령도로 이주하여 보호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IMG_1621.JPG

사진) 박정운, 바위 위에서 휴식중인 백령도 점박이물범

 

 

IMG_3919.JPG

사진) 박정운, 백령도 점박이물범

 

 

IMG_3949.JPG

 사진) 박정운, 백령도 점박이물범 

 

인천항에서 북서쪽으로 약 178km 떨어진 서해 최북단의 섬 백령도는 점박이물범이 좋아하는 섬이다. 백령도는 매년 300~400마리의 점박이물범이 찾을 정도로 한반도 서해안 최대 서식지라고 한다. 점박이물범 지킴이 박정운 단장은 “황해 지역의 점박이물범은 번식기인 겨울철에는 중국 보하이(渤海) 랴오뚱만의 얼음 위에서 생활을 하다가 이듬해 3월부터 백령도 등으로 남하하여 봄부터 늦가을까지 머문다. 번식지와 서식지를 오가는 회유성 동물인 점박이물범은 늘 이용하던 장소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매년 똑같은 서식지를 찾아온다. 백령도에서는 매년 300여 마리의 점박이물범이 꾸준히 관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점박이물범 관찰을 위해 사진은 물론 영상촬영을 하며 백령도의 다채로운 생태를 기록하는 박정운 단장와 인터뷰를 했다.     

 

 

 

EPA : 점박이물범에게 백령도는 어떤 곳일까.

박정운 : 황해 지역의 점박이물범은 번식기인 겨울철에는 중국 보하이(渤海)의 랴오둥만의 얼음 위에서 생활하다가 이듬해 3월부터 백령도 등으로 남하하여 봄부터 늦가을까지 머문다. 번식지와 서식지를 오가는 회유성 동물인 점박이물범은 늘 이용하던 장소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매년 똑같은 서식지를 찾아온다. 백령도에서는 매년 300여 마리의 점박이물범이 꾸준히 관찰되고 있다. 


백령도는 풍부한 먹이, 해안가로부터 적정 거리에 위치한 휴식 장소, 방해요인이 적은 서식 환경 등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점박이물범과 같은 대부분의 기각류는 주로 먹이가 풍부하고 표층 수온 20℃ 미만의 차가운 해역을 선호하는데 백령도 해역은 황해 냉수대(冷水帶)의 영향으로 연중 표층 수온이 낮은 편이다. 백령도 연안의 이러한 특성으로 봄철에는 냉수성 어종인 까나리가 몰려오고 연중 쥐노래미, 조피볼락(우럭) 등이 서식을 하는 등 물범의 먹이가 풍부하다. 


또한 점박이물범은 바닷속에서 먹이활동을 한 다음에 바위나 모래톱 등에서 휴식을 취한다. 햇볕에 몸을 말리며 체온을 유지하고 체력을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백령도에는 점박이물범이 휴식할 수 있는 3곳의 자연 바위와 인공쉼터 1곳이 있다. 하늬바다 물범 바위와 인공쉼터, 연봉바위, 두무진 물범 바위 등 해안가로부터 일정한 거리에 떨어져 위치하며 간조 시기에 물범들이 쉴 만한 면적의 작은 바위가 드러난다. 게다가 남북 접경 해역으로, 사람들의 접근이 제한되어 있어 서식지를 방해하는 요인이 적다. 점박이물범이 가장 많이 서식하고 있는 하늬바다 물범바위는 북방한계선(NLL)에 인접해 있어 모든 어선들은 NLL 인근에서 조업할 때 많은 통제를 받는다. 물범들에게는 인간의 간섭에서 벗어나 안전한 서식지에서 먹이활동과 휴식을 취할 수 있기에 백령도 연안이 딱 맞춤인 셈이다. 


 

EPA : 한 인터뷰 기사에서 “물범 보호뿐 아니라 수산 자원의 지속가능한 생산, 어촌 공동체의 발전 등을 고려한 물범 보호 활동을 전개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박정운 : 점박이물범의 황해지역 개체군은 현재 1,500여 마리로 멸종위기에 놓여있다. 특히 매년 300여 마리의 점박이물범이 찾아오고 있는 백령도의 서식지에 대한 보호 관리가 필요하다. 지난 시기에 정부 주도의 일방적 보호정책(보호구역 지정 및 보전) 추진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주민들과 심각한 갈등을 겪었으며, 이로 인해 주민들의 의견수렴이나 참여는 물론 반대로 인해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 힘들었다. 이처럼 장기화된 정부의 각종 보호정책과 제도에 대해 백령도 지역주민의 불신이 높은 상황이다. 게다가 점박이물범이 집단 서식하는 곳이 주민들의 생계 활동이 이뤄지는 곳이라 보호 방법 및 공간 계획에 대한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때문에 생물다양성 보호뿐만 아니라 수산 자원의 지속 가능한 생산과 어촌 공동체 유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 중심, 주민참여 활동을 통한 보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백령도 지역의 사회경제구조와 주민들의 삶과 의식에 기반을 둔 점박이물범 보호와 지역 발전 전망을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민참여가 공공 정책 수단으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닌 현실에서 주민들의 실질적 참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주민 인식 증진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2007년부터 ‘해양생태관광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물범 보호와 지역의 사회경제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모색했다. 그리고 지역 내에 ‘청소년 물범동아리’(백령중고, 2016년 ~ 현재)와 ‘점박이물범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2013년~현재, 점사모) 등 점박이물범 보호와 백령도 지역사회의 발전 전망을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지역 주체들을 형성하고 이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의 성장과 활동은 물범-청소년-주민/어민-마을-행정-NGO-전문가 등을 연결해 내고 있다. 그러한 활동으로 하늬해변에 점박이물범 인공쉼터를 조성하게 되었고, 지자체의 깃대종 선정, 하늬해변(점박이물범 집단서식지)과 진촌리 마을이 ‘국가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었다. 

 


ok_20190919_다친 물범.JPG

 사진) 박정운, 백령도 점박이물범 

 

 

2022_아기물범.jpg

 사진) 박정운, 백령도 아기 점박이물범 

 

 

EPA : 생태관광사업이 관광만 이뤄지고 생태 보존이 실패한 사례를 많이 봤다. 점박이물범 생태 관광 사업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박정운 : 점박이물범 생태관광은 배를 타고 점박이물범에게 접근하여 관찰하고 구경하는 관광이 아니다. 점박이물범을 보호하고 그 서식환경을 지키는 것에 기반한 관광사업이다. 

물론 생태관광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생태관광을 통해 생태계보호와 지역개발의 이슈를 모두 만족하거나 해결할 수 없다. 생태관광으로 인한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생태적 수용력(자연자원), 사회심리적 수용력(주민, 관광객), 물리적 수용력(시설), 관리적 수용력(인력, 역량) 등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등 지역과 자연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생태 관광을 통해 백령도 지역의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의 발전 담론을 형성하고 이끄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백령도의 점박이물범 생태관광사업은 이제 시작 단계이다. 그동안 점박이물범 보호와 백령도 지역사회의 발전 전망을 연계할 수 있는 지역의 주체들을 형성하고 이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활동을 해 왔다. 점박이물범 주민모니터링 및 서식지 보호 활동, 점박이물범 청소년 생태학교, 점박이물범 주민생태교육, 해양생태관광 포럼 및 교육 등을 진행했다. 


2021년 국가생태관광지 지정을 계기로 백령도 생태관광사업을 활성화하고 이끌어갈 주민협의체가 새로 구성되었다. 주민협의체를 중심으로 마을과 지역의 자원을 조사하고, 점박이물범 해양생태관광 프로그램 개발, 점박이물범 생태학교 운영 및 생태해설가 양성, 점박이물범 브랜딩 및 기념품 개발, 지역특산품 브랜드 가치 및 인증제 도입, 점박이물범의 날 축제 확대, 점박이물범이 서식하는 백령도 슬로피쉬 여행, 어가와 연계한 해변의 식탁(SEA TO THE TABLE), 어업과 생태계 보존 형의 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가능한 어촌을 위한 프로그램 정착 등 중장기적으로 지역 내 복지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을 모색해 갈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설계한 점박이물범 보호정책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 한다. 


 

EPA : 언제부터 사진 촬영을 시작했는가? 촬영 중 에피소드가 있다면. 특별히 ‘새’ 는 사진 촬영하기가 어려울텐데...

박정운 : 사진 촬영은 환경단체 활동에서 생태계 조사 기록과 현장 자료 확보 등 일상적인 활동이었다. 그러다가 백령도에 와서 점박이물범을 모니터링하고 기록하다 보니 더 집중하게 됐다. 


사진 촬영 방법에 대해 제대로 배운 적은 없다. 카메라의 자동 기능에 의존하여 촬영을 한다. 다만 촬영하려는 대상물에서 무엇을 읽어낼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에 신경을 조금 더 쓴다. 


내가 새 사진을 촬영하게 된 것은 새에 대한 관심과 백령도여서 가능했다. 보통 내가 새를 발견하는 것보다 먼저 새가 나를 발견하여 몸을 숨기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런데 백령도는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 같은 장소에 새와 내가 같이 있다 보니, 육지에서보다 서로의 거리가 훨씬 가까웠다. 특히 중국과 한반도를 거쳐 이동하는 철새들에게 백령도는 최단 거리의 중간 기착지이며 다른 섬들과 달리 논과 밭, 담수호와 저수지, 수로, 웅덩이, 갯벌 등 다양한 습지를 형성하고 있어 정말 다양한 새들이 찾아왔다. 육지에서 볼 수 없었던 새들이 집 주변의 나뭇가지와 덤불숲에, 논길, 어느 집 마당에서, 해안도로 옆 밭에서, 작은 습지에서, 물범이 머무는 바닷가에서... 새의 눈동자와 내 눈동자가 서로 마주치고 그 눈빛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의 거리에 있으니 새가 사진에 담긴 것이다.   


에피소드라 하면... 하늬바다에서 물범을 모니터링하고 있던 어느 날의 해질무렵에 NLL을 넘어 날아오던 먹황새 한 마리를 보았던 때, 겨울 아침 17마리의 황새가 백령도 상공을 날아가고 있던 모습을 보았을 때 뭉클했다. 올해 2월 가장 추웠던 날, 아기 점박이물범이 백령도 바닷가에 좌초(죽은 채) 돼 발견되었을 때 몹시 충격이었다. 그 날의 그 상황을 내가 촬영하고 기록하고 있다는 것.

 

 

박정운_백령도_고니.jpg

 사진) 박정운, 백령도 고니

 

 

박정운_백령도_꼬까참새.jpg

 사진) 박정운, 백령도 꼬까 참새

 

 

박정운_백령도_노랑부리저어새.jpg

 사진) 박정운, 백령도 노랑부리 저어새

 

 

박정운_백령도_밀화부리.jpg

 사진) 박정운, 백령도 밀화부리

 

 

박정운_백령도_황금새.jpg

 사진) 박정운, 백령도 황금새

 

 

박정운_백령도_황로.jpg

 사진) 박정운, 백령도 황로


 

EPA : 백령도에서 살고 있다. 섬 생활은 어떤가

박정운 : 잘 지낸다. 가까이에 물범이 같이 있고, 새들이 찾아오고, 덜 훼손된 자연 속에 있다. ‘점사모’ 회원들이 물범을 챙기듯이 내가 백령도에서 잘 지낼 수 있도록 챙겨주신다. 백령도 주민이 된 지 어느덧 4년 차에 접어들었고, 주민들과 점점 교류와 만남도 넓어지고 있다. 활동 영역과 내용도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국궁과 난타, 서예 동아리 같은 새로운 취미 활동도 시작했다. 접경지역의 오랜 갈등과 긴장 속에 낯선 고요와 평온함이 있다. 가끔 도시적인 것들에 대한 결핍을 느끼기도 하지만, 백령도의 일상을 흔들지는 않는다. 섬엔 섬의 시간이 흐른다는 걸 백령도에 와서 깨달았다.물범을 따라 백령도에 도착했고 백령도의 시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EPA : 앞으로의 계획

박정운 : 2021년 점박이물범이 집단 서식하고 있는 하늬해변과 인근의 진촌리 마을이 ‘국가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됐다.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진행하게 될 주민협의체를 최근 결성했고, 주민협의체를 중심으로 생태관광을 기획하고 진행하게 된다. 이러한 활동 과정을 통해 백령도 지역의 지속가능한 지역사회의 담론을 형성하고 서해접경해역의 생명과 평화 이야기를 엮어나갈 계획이다.  (인터뷰정리 EPA최연하)

 

 

인터뷰에 응해주신 박정운단장님! 고맙습니다.

 

#백령도 #점박이물범 #생물종다양성보존의날 #박정운단장 #황해물범사업단 #밀화부리 #꼬까참새 #황새 #황금새 #고니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