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에코포토아카이브

MOON SEONHUI

문선희는 <묻다>에서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로 살처분된 동물들을 파‘묻은’것에 대해 ‘묻고’ 있다. 그 방식이 아주 은밀하고 조심스러워 한참을 들여다보게 한다. 천만 이상의 생명이 뜬 눈으로 생을 다한 4,700곳의 불온한 땅에 피어난 애도의 무늬.

개인전

2019 거기서 뭐하세요, 예술공간 집, 광주

2019 묻다, 갤러리 나우, 서울

2017 묻다, 류가헌 갤러리, 서울

2017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 공간291, 서울

2017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 시민청갤러리, 서울

2017 묻다, 서학동사진관, 전주

2016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 은암미술관, 광주

2015 묻다, 도립옥과미술관, 전남

2015 묻다, 금호갤러리, 광주

단체전

2020 생태조감도, 광주시립미술관 분관 하정웅미술관, 광주

2020 5․18민주화운동 40주년 특별전-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5․18민주화운동기록관, 광주

2018 광주비엔날레-상상의 경계들, 아시아문화전당, 광주

2018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 광주여성재단, 광주

2017 지리산 국제환경예술제 자연의 소리, 지리산 하동 일원, 하동

2017 청년의 書, 광주시립사진전시관, 광주

2016 CONTEMPORARY ART IN DAMBIT, 담빛예술창고, 담양

2016 젊은 사진가 보고전, 갤러리생각상자, 광주

2015 자연과 인간, 인간과 자연, 무등현대미술관, 광주

2015 접변, 한평갤러리, 광주

2014 신진청년작가지원전, D 갤러리, 광주

2011 작은 것이 아름답다, 모리스갤러리, 대전

2010 Life & Survival Images, 금호갤러리, 광주

출판

2019 <묻다>, 책공장 더불어

2016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 난다

2013 <눈물이 마려워>, 북노마드

2008 <One fine day in Praha>, 넥서스

작품소장

광주시립미술관

_묻다
묻다

2011년,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정부는 단 한 마리만 의심스러워도 해당 농장은 물론, 반경 3km이내의 모든 농장의 동물들까지 살처분 하라는 지엄한 명을 내렸다. 그로인해 전국에 있는 약 347만 마리의 돼지‧소‧염소‧사슴과, 약 700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속절없이 파묻혔다.
매몰은 급박하게 전개되었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안락사 대신 생매장 되었고, 매몰지는 부적절한 위치에 조성되었으며, 기본 시설조차 갖추지 못했다. 졸속으로 만들어진 4,799 곳의 매몰지에서 피로 물든 지하수가 논과 하천으로 흘러나왔고, 썩지 못한 사체들이 땅을 뚫고 솟아올랐다.
2014년, 법정 발굴 금지 기간이 해제되었다. 3년 전, 천만 이상의 생명을 삼킨 4,799 곳의 불온한 땅은 고스란히 사용가능한 땅이 되었다.
대개의 매몰지는 비닐로 은폐된 채로 방치되고 있었다. 곳곳에서 사체 썩는 악취가 피어올랐다. 대지의 기척도 예사롭지 않았다. 불길이 닿은 적 없는 땅에서 풀들은 까맣게 타 죽었다. 어떤 풀들은 새하얀 액체를 토하며 기이하게 죽어갔다. 그나마 풀조차 자라지 못한 곳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매몰지에서는 작물 재배가 시작되었다. 콩은 자라지 못했고 부추는 생육이 더뎠다. 논에는 날벌레가 자욱하게 끼었고, 옥수수와 깨는 짓무르고 쓰러졌다.
정부는 규칙을 만들었고, 그 규칙에 따라 예외 없이 파묻었다. 그곳에 죽음은 없었다. 다만 상품들이 폐기되고 있을 뿐이었다. 판단은 거세되고 효율만이 작동하는 동안 동물들은 면역력을 놓쳤고, 대지는 자정능력을 잃었고, 우리의 인간성은 상처 입었다.
이 작업은 합리성과 경제성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우리 사회 시스템에 의해 산 채로 매장된 동물들과 함께 우리들의 인간성마저 파묻어버린 땅에 대한 기록이다.
SELECTED WORKS
Projec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