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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주는 미술교육을 전공한 이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창작활동을 전개한 사진가이다. 지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사진가로, 자신의 몸담은 일터와 공간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며 사회의식의 시각적 결합에 노력해왔다. 그의 사진에서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이 지속성을 갖는 것은 그의 삶과 사진, 현실과 미술의 관계가 자신이 몸담은 공간이 출발이자 귀착지여서 일 것이다. <공空상像>은 한 때 그(나)가 머물렀을 곳이 사라지거나 여백(공터)으로 남아 동시대 우리의 기억 속에 어떻게 녹아들어 있는지를 현재의 관점에서 형상화한 것이다. 작가는 폐교의 이미지들을 통해 밀레니엄 이후 급격하게 대형화, 집중화되고 있는 현대의 삶의 공간을 그리움의 여백으로 비워내고 있다.

학력 및 경력

1998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졸업

2003 홍익대학교 미술사학과 대학원 수료

2022 현재, 전북 정읍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

개인전

2015 폐교사진 기증전-아름다운 학교, 전북교육청, 전주

2011 사진전 공空 상像 , 전북예술회관, 전주

2011 사진전 공空 상像 , 갤러리 Now, 서울

단체전

2018 <작은사치>-10인10색 사진이야기, 전북예술회관, 전주

2017 빈집의 사회학, 전북예술회관, 전주, 공간 이다, 하남

2013 <바깥-풍경> SPACE 22 개관기념전, SPACE22, 서울

2013 변두리풍경-10인10색 이야기, 전북예술회관, 전주

2011 13월의 농촌풍경사진전, 전북예술회관, 전주

2007 <2006 면소재지> 풍경 -8인의 시각 사진전, 전북예술회관, 전주

2005 전북민예총 민족예술제, 경기전, 전주

사진집

2018 <공空 상像 - 여기에 학교가 있었다.>

_공空상像 _ 어디에나 있되, 텅 빈 근대의 상像
공空상像 _ 어디에나 있되, 텅 빈 근대의 상像

나는 초등학교 교사이다. 초등교사로 23여 년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농어촌 지역의 작은 학교에 근무를 자주 하였으며 학교와 그 학교 운동장에 사람들이 남긴 역사의 흔적에 관심이 많았다. 전라북도 지역은 폐교가 유난히 많다. 폐교란 학교가 문을 닫았다는 말이다. 학교가 폐교가 되었다는 것은 마을에 학생이 없다는 것이고 그것은 농촌 지역의 몰락을 의미한다.
폐교의 역사는 한국현대사와 맥을 같이 한다. 한국 전쟁 이후 많은 사람이 태어났고 그 사람들이 초등학교를 다닐 무렵인 6, 70년대 농촌지역에 수많은 학교가 세워졌으며 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분교도 많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산업화 사회를 지나고 9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농촌지역의 인구는 급격히 감소하여 학교 입학자도 많이 줄어들게 되었다. 그리하여 80년대 중반 산간 지역 분교부터 폐교가 생겨나기 시작하더니 2000년대 들어서면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으로, 전북 지역의 경우 50%가 넘는 300여 개의 학교가 폐교가 되었다.
학교에는 사람들이 남기고 떠나간 흔적이 있다. 지우려고 해도 사람이 떠난 흔적은 지워지지 않는다. 지워지지 않도록 많은 흔적을 남겨놓는다. 학교의 역사가 긴 학교일수록, 마을주민의 참여가 많았던 학교일수록 자취가 많이 남겨져 있다.
초등학교에는 유독 동상들이 많이 세워졌다. 가장 먼저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상이 들어서며 차례로 이승복 어린이상과 건강상, 책 읽는 소녀상, 동물모형 등도 운동장에 들어선다. 초등학교의 동상들은 학교장이나 학교 운영에 참여하는 학부모와 마을주민, 성공한 모교 인사의 후원을 받아 1975년경부터 1985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조성되었다.
시골 폐교를 찾아다니다 보면 어렵지 않게 학교 건물 벽에 쓰여진 구호들도 보게 된다.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자', '반공방첩', '정직 질서 창조' ‘참되고 떳떳한 한국인’ 등 지금의 사회 정서와는 너무 다른 언어가 불과 얼마 전에, 특히 반공을 강조하는 구호가 학교 벽면에 써진 것을 보면 그 시대가 요구하는 이념이 학교라는 공간을 통해서 쉽게 전파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 시대의 필요에 의해 문을 열었지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일찍 문을 닫아버린 학교들. 유년 시절의 꿈과 추억이 담겨있는 소중한 기억의 공간인 초등학교와 그것을 둘러싼 사람들이 남긴 소중한 역사의 흔적을 기록하는 작업은 초등교사인 나에게 주어진 숙명과 같은 작업이었다. 폐교는 현재 진행형이다. 학교가 무엇이었으며 지역 사회에서 학교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
SELECTED WO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