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을 닮다
봄여름가을겨울, 우리 삶과 함께 생노병사를 거듭하며 순환하는 쌀의 생태계를 촬영한 사진이다. 더불어 논농사를 지으며 삶을 일구어 온 농부들의 진솔한 모습도 카메라에 담았다. ‘조리도구’에서는 아름답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각자의 쓰임새를 가지고 놓여진 자리에서 사람들과 세월을 함께 한 물건의 가치를 드러내고자 했다.
채소도감
제철 식재료는 한국의 토양에서 자라 한국인이 그 계절에 즐겨 먹는 재료이다. 토양의 질과 기후, 절묘한 일조량, 그 철의 강수량과 같은 환경적인 조건 아래 살아남는 가장 강인한 작물인 것이다. 1월 곶감, 2월 대합, 3월 달래, 4월 딸기, 5월 꽃게, 6월 참외, 7월 가지, 8월 고추, 9월 무화과, 10월 배추, 11월 호박, 12월 굴.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 이 12가지 제철 식재료의 순환이 시작된다.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작물과 수입 식재료에 묻혀 잊혀져 가는 제철 식재료야말로 과거의 특별한 기억과 순간을 이어주는 키워드이자 현재에 가장 적절한 한국의 문양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