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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포토아카이브

ZO SUNHI

조선희의 <빙하가 죽어 간다>는 아이슬란드의 ‘요쿨살론’과 아르헨티나 ‘모레노’에서 목도 한 빙하의 풍경에서 시작한다. 요쿨살론의 빙하는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고, 모레노 빙하는 검은 파도를 동반하며 무서운 굉음과 함께 작가에게 달려들었다. 그 소리가 마치 빙하의 울음 소리같았다고 한다. 한편 <돌아온 쓰레기>에서 조선희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바다 환경을 오브제 투르베(object trouve) 전략으로 직시하게 한다.

학력

1994 연세대학교 의생활학과

개인전

2016 ASIA HOTEL ART FAIR SEOUL 2016

2014 피카소에서 제프쿤스까지(콜라보레이션 섹션),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2013 조선희 사진전 ‘아름다운 그들, 그리고…’(오송 화장품 뷰티 세계박람회)

2011 <조선희가 만난 희망가게> 두 개의 상像 개인전, 인사동 노암 갤러리

2009 <Woman NOW> for the 엘르코리아 & 불가리

2008 女 Rheu사랑 그녀와 희망을 마주하다`展, 인사동 토포하우스

2005 Cho Sun Hee and 10 years(한류스타전)

2005 Digital for the fuji

2005 PLAY TO WIN for the Nike

1998 21가지의 연애의 상상

1997 조선희와 남자들

단체전

2018 아트 슈퍼마켓, IFC Mall

2017 판타지 메이커스 ‘가방에 대한 잔상’, 대구 미술관

2016 아주 공적인 아주 사적인:1989년 이후, 한국현대미술과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2009 스크린쿼터 기금 마련展

2009 어머니展

2007 거울신화, 아트선재센터

2005 나를 미치게하는 바다

2003 대림미술관 다리를 도둑맞은 남자와 30개의 눈

출판

2019 내마음의 빈공간

2017 스파이시 인도(출판사 말씀샘문고)

2017 촌년들의 성공기(출판사-인플루엔셜)

2015 카메라와 앞치마(출판사-민음사)

2013 조선희의 영감(출판사-민음인)

2008 네 멋대로 찍어라(출판사-민음인)

2005 Healing photo(출판사-민음인)

2004 왜관촌년 조선희, 카메라와 질기게 사랑하기(출판사-민음인)

2003 조선희와 사람들

_돌아온 쓰레기
_빙하가 죽어 간다
돌아온 쓰레기

​바다에서 주운 쓰레기의 포트레이트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나는 바다에서 ‘살아 돌아온’ 쓰레기들의 세월의 아름다움을 찍을 생각이었다. 어설픈 작가주의에 빠져 있었던 것이었다. 그 후 ’태평양 쓰레기 섬‘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고, 한 해 생산되는 플라스틱의 양보다 쓰레기로 처리되는 플라스틱이 더 많다는 보고서를 봤다. 그야말로 ‘그 많던 플라스틱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라는 의문이 드는 지점이다. 파도에 이리저리 휩쓸려 미세 플라스틱이 된 그것들은 저 깊은 심해에, 바다생물체의 몸 안에 그대로 남아 다시 음식물로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이야기다. 왠지 끔찍한 생각이 든다. 우리 몸 안에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이 축적되었고, 될 것인가?
내가 찍은 쓰레기 포트레이트는 어쩌면 가까운 미래, 우리 몸을 엑스레이로 찍은 것이라면 너무 과장일까?
빙하가 죽어 간다

아이슬란드 요쿨살론, 다이아몬드 치에 도착했을 때 나는 마치 환영을 보고 있는 줄 알았다. 조각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거대한 얼음 조각들이, 파란색이라고 명명하기에는 너무 아름다운 빛을 내고 있었는데 그 비경이 비현실적일 정도로 처음 보는 아름다움이었다.
나는 기이한 비경의 원인이 뭔지 궁금해졌다. 겨울에 내린 눈이, 여름에 녹는 눈의 양이 많으면 눈이 미처 녹기 전에 눈 위에 눈이 쌓여 빙하를 형성하게 된단다. 그런데 눈의 무게 때문에 중력 방향으로 이동하게 되고 그것이 바닷물에 녹아 다시 눈과 비가 되어 다시 빙하가 되어 소멸이 아닌 영원히 재생되는 것이 자연의 섭리다. 다이아몬드 비치로 떠내려온 빙하 조각들은 사실 그 위대한 자연 섭리의 일부였다고 한다. 결국 다이아몬드 비치의 비경은 자연의 선물이었다. 그러나 이 아름다움을 설명하던 사람의 목소리가 촉촉해지면서, “이 아름다움이 사라질 날이 멀지 않았고, 지구온난화로 빙하 조각의 크기가 급격히 작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 순간, ‘아! 지구온난화는 인간의 물리적 생명 유지를 위협하는 것만이 아니구나. 지구의 아름다움도 다 삼키겠구나’ 라는 생각이 뇌리에 박히며 다이아몬드 비치의 환영같은 비경이 더 환영처럼 느껴졌다.
며칠 전에 봤던 어마어마한 파도가 떠올랐다. 검은바다에서 나를 덮칠 듯 달려들었던 그 수퍼 파도도 마찬가지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여 그것이 파도에너지를 바꾼다고 한다. 검은 파도의 비주얼이 지구의 멀지 않은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아 셔터도 정말 삐뚤게 눌러졌다. 그리고 몇 년 후 아르헨티나 모레노 빙하의 거대함을 내 카메라에 담고 싶은 열망으로 그곳을 향했다. 물론 죽어가는 빙하의 운명 따위는 생각도 않은 채! 나의 우둔한 뇌는 그저 아이슬란드 요쿨살론의 아름다움만 기억했던 모양이다. 역시나 나는 모레노 빙하의 거대한 아름다움을 담는데 급급한 와중에 천둥 번개 소리를 능가하는 굉음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무슨 소리지? 옆에 있던 이태리 여자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어디에서도 듣지 못하는 아름다운 죽음의 소리죠. 이것은 빙하가 녹아내리는 소리에요.” 그 굉음은 끊이지 않았고, 내 가슴도 먹먹해졌다. ‘이것이 인간 때문에 생긴 빙하의 죽음을 알리는 소리구나. 빙하의 울음소리구나.’ 하지만 나는 내 사진에 그 죽음의 굉음을 담지 못했다. 크기도, 소리도, 담지 못했다.
다만 빙하의 울음소리가 내 심장에 박혀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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