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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HONGSOON

박홍순의 <대동여지도 project>는 백두대간을 시작으로 한강, 금강, 낙동강, 섬진강, 영산강 그리고 동해, 서해, 남해로 이어진다. 김정호의 발자취를 따라 우리 땅을 사진으로 그려낸 장이 프로젝트는 3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인간에 의해 변해 가는 자연환경의 모습을 성실하게 기록해 후대에 보여주는 것을 사명으로 생각한다”. 고 작가는 말한다.

학력

1999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전공 졸업

1992 홍익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졸업

1965 강원도 원주 출생

개인전

2017 《백두대간에서 사대강까지》, 리각미술관, 천안

2016 《그럼에도 불구하고》, B-cut 갤러리, 서울

2014 《강(江), 스스로 그러하다》, 로터스 갤러리, 경기

2014 《백두에서 낙동강까지》, SPACE 22, 서울

2012 《대동여지도-계획 중간보고서》, 한미사진미술관, 서울

2010 《Paradise in Seoul》, Lexus갤러리, 대구

2008 《서해안》, 한미사진미술관, 서울

2008 《Paradise in Seoul》, 미네르바갤러리, 경기

2007 《Paradise in Seoul》, 성곡미술관, 서울

2006 《꿈의 궁전》, 서동갤러리, 광주

2006 《꿈의 궁전》, 쌈지길갤러리, 서울

2005 《한강》, 노암갤러리, 서울

1999 《백두대간》, 조흥갤러리, 서울

주요 단체전

2018 《프레임 이후의 프레임: 한국현대사진운동 1988-1999》, 대구미술관, 대구

2018 《제 10회 아트로드 77 2018》, 헤이리 논밭예술학교, 경기

2018 《2018 경기천년사업<경기 아카이브-지금>》, 경기상상캠퍼스내 (구)임학임산학관 등, 경기

2018 《유유산수 서울을 노닐다》, 세종문화회관미술관, 서울

2017 《풍경을 바라보는 시선들》, 한미사진미술관, 서울

2016 《A Great River Biennial of Golden Peacock》, 시솽반나 포토페스티벌, 중국 운남성

2016 《대구사진 비엔날레》,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16 《녹색을 위한 풍경전》, 공간 이다, 하남

2016 《녹색을 위한 풍경전》, 창작문화공간 여인숙, 군산

2015 《그때, 군산을 만났다》, 창작문화공간 여인숙, 군산

2015 《제2회 수림사진문화상》, 한벽원 갤러리, 서울

2015 《사진, 그 방법과 은유 앞에서》, 쿤스트독 갤러리, 서울

2014 《다큐멘터리 스타일전》, 고은사진미술관, 부산

2014 《강원사진가초대전》 동강사진축제, 동강사진박물관, 영월

2014 《사진과 도시》 미술관 속 사진 페스티벌, 경남도립미술관, 창원

2013 《Bird Paradise》, 아라비갤러리, 원주

2013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 미술관 개관전》, 북서울 미술관, 서울

2013 《사진과 사진》, KT&G 상상마당 갤러리, 서울

2013 《사진 미래色 2012》, 고은사진미술관, 부산

2013 《강은 산을 잊지 못하고》, 서학동 시진관, 전주

2012 《형형색색, 오늘을 읽다》, KINTEX, 경기

2012 《The Flag Station, Photography》, 쿤스트독, 서울

2012 《한국현대미술전-시간의 풍경들》, 성남아트센터 큐브 미술관, 서울

2012 《구럼비의 노래》, 류가헌갤러리, 서울

2012 《노마딕 리포트 2012》, 아르코미술관, 서울

2011 《장소의 기억》, 시안미술관, 영천

2011 《아트 인 대전-수도대전(水都大田)》,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2011 《Eyewitness》, 오픈스페이스 배, 부산

2010 《강운구를 핑계삼다》, 류가헌갤러리, 서울

2010 《Adagio non molto 전》, EON갤러리, 서울

2010 《창의 표면 전》, PHOS 갤러리, 서울

2010 《레지던스 퍼레이드_3 전》,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0 《똘레랑스 인 아트 2 전》, 국민아트갤러리, 서울

2009 《2009 사진 다시 보기》, 갤러리 룩스, 서울

2009 《창의 표면》, 교토 국제교류회관, 교토, 일본

2009 《풍경화 아닌 풍경 전》, 포천아트밸리, 경기

2009 《숲에서 꿈꾸다》, 꿈의 숲 아트센터, 서울

2009 《2009 인천아트플랫폼 개관전: 다시 개항》,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09 《2009 울산 국제사진페스티벌》, 울산문화예술회관, 울산

2009 《Art in Busan 2009: 인터시티》,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2009 《1st Photo Korea: Shooting Image》, COEX, 서울

2009 《송은의 작가들 전》, 송은갤러리, 서울

2009 《신 소장품전: 공공의 걸작》, 경기도미술관, 안산

2008 《Becoming Wetlands》, 문화일보 갤러리, 서울

2008 《인사 미술제》, 김영섭 갤러리, 서울

2008 《Arcehetype》, 관훈갤러리, 서울

2008 《배를 타고 가다가 – 한강르네상스, 서울》, 시립미술관, 서울

2008 《SEOUL PHOTO FAIF 2008 pre》, COEX, 서울

2008 《프레 양평환경미술제2008: 소요유》, 마나스 아트센터, 경기

2007 《에꼴드 성산 전》, 아트팩토리, 경기

2007 《1회 Priors’ art전》, Priors’ art 갤러리, 서울

2007 《송은미술대상》, 인사아트센터, 서울

2007 《아시아현대미술특별전: 터모클라인-새로운 아시아의 물결》, ZKM 미디어 아트 예술센터, 칼스루헤, 독일

2006 《연말 기획전》, 노암갤러리, 서울

2006 《르네상스전》, 갤러리 나우, 서울

2005 《세계 박물관전》, KINTEX, 서울

2004 《작업실 보고서》, 사비나미술관, 서울

2003 《풍경이다 그룹전》, 조흥갤러리, 서울

2003 《한강 환경미술전: 오! 한강》, 양평 맑은물 사랑 미술관, 경기

2002 《Color그룹전》, 갤러리 창, 서울

2001 《고요한 나라》,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 후쿠오카, 일본

2000 《고요한 나라 그룹전》, 051화랑, 부산

2000 《고요한 나라》, 대안공간 풀, 서울

1999 《동강별곡》, 가나아트센터, 서울

사진집

2012 <대동여지도 중간보고서>, 서울: 한미사진미술관

2001 <토착과 자생>, 서울: 월간미술

1999 <백두대간> 사진집, 서울: 눈빛출판사

수상 및 레지던시

2015 수림사진문화상, 수림문화재단

2010 경기창작센터 입주작가

2009 The Prix pictet 2009 - Earth, 영국

2007 송은 미술대상 우수상 수상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과천

경기도미술관, 안산

한미사진미술관, 서울

송은 문화재단, 서울

월간미술, 서울

_백두대간
_한강
_서해안
_江, 스스로 그러하다
_새만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두대간

자연은 움직일 줄 몰랐다. 그 위에서 밝고 뛰고 흔들며 놀던 유년시절의 추억은 그래서 말간 푸른빛이다, 멀리서만 보던 자연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던 것이 나이 스물, 대학을 입학하면서부터였다.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서 그 말없는 고요 안에 숨어 있는 나무들의 속삭임을 듣고, 발밑에서 사각대는 잎새의 감촉을 느끼며, 질척한 흙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산이 뱉어 내는 숨소리를 듣게 되면서, 내가 보고 느낀 살아 잇는 풍경을 잡아두고 싶었다.
나로 하여금 사진을 업(업)으로 삼게 한 가장 큰 충동을 경험했던 시절이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름다운 풍경과 그 안에 머무르는
인간의 조화는 마치 보이지 않는 유대로 이어져 있는 자연과 인간의 고리를 연상시켰다. 막연한 감성을 카메라 렌즈로 쫓아가는 작업에 매료되었다.
이번에 선보이는 일련의 작품들은 ‘산’ 이라기보다는 ‘산줄기’에 가까운, 줄기를 지탱하는 원초적 생명력을 지닌 뿌리인 ‘ 백두대간’을 담은 내 첫 번째 작업의 결과물이다. 특별히 미적 체험을 즐긴다든지, 영상미 넘치는 풍경에 치중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자리에 서면 느끼는 것, 내 시야에서는 보이고 세상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 그러나 우리가 꼭 보아야 할 모습들을 담으려 했다. 대형 카메라를 들고 백두대간에 올랐던 지난날의 작업은 이러한 의도와 무관하지 않다.
이번 사진작업을 통해 내게 가장 친밀한 두 가지 작업의 고리를 이을 수 있었다. 자연을 향한 순수한 탐구심과 사진 작업을 밀접하게 연결시킨 것이다. 이 고리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강과 바다로 더 큰 세계로, 내가 나아갈 작업의 첫 출발선인 셈이다.
한강

‘백두대간(1999)’ 사진집을 내며 첫 개인전을 연지 어언 6여년, 나의 일생의 project인 <대동여지도 project>는 ‘백두대간’에 이어 한강, 금강, 낙동강, 섬진강, 영산강 그리고 동해, 서해, 남해를 차례로 나의 눈, 나의 시각으로 기록하여 3년에 한번 씩 개인전을 열고, 그 마지막엔 한권의 책으로 엮어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벌써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백두대간(1999)’ 작업 이후 ‘한강(2005, 노암갤러리)’으로 그 두 번째 발걸음을 하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의 작품은 ‘한강(2005)’작업 중 일부로 김정호 선생의 발자취를 생각하며 한강을 따라 다닌 그 순간순간들의 기억들이다. 인간들의 행위로 인해 변해 가는 자연과 환경 그리고 거기서 사는 우리들의 모습을 긍정적이든 부정적인 것이던, 의지와 상관없이 이 땅, 이 시기에 태어난 한 사람으로서 현재 이 땅에서 사는 사람들과 앞으로 살 후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 생각하며 시작한 작업의 일부인 것이다.
서해안

인간이 정말 만물의 영장일까?
자연을 지배하고 개발하면서 제 멋대로 살아가도 되는 것일까?
이 작업의 시작은 이런 질문에서 출발 하였다. 안셀 아담스(Ansel Adams)가 좋아 사진을 시작한 나는 대학원시절 한 학기 동안 설악산을 오가며 멋진 풍경사진을 찍기 위해 산을 오르내리고 있었다. 장마가 막 끝난 여름 희운각 대피소에 자리를 틀고 인적이 드문 공룡능선과 화채봉을 따라 아름다운 설악산을 촬영하러 다니던 그때 굉장히 짜증나던 일은 어느 능선이나 어느 계곡이나 쓰레기 때문에 청소를 한참 한 후에야 촬영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송전탑과 무분별한 개발 흔적들 때문에 도저히 촬영 할 곳을 찾기가 힘들었고. 결국 몇 장의 사진과 쓰라린 열패감만 남긴 채 한 학기를 마감해야만 했다. 그 후 그것이 계기가 돼 개인전을 계획하며 이러한 난개발과 인간의 자만심으로 변해가는 우리 자연, 우리 땅을 촬영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전 후로 우리 땅에 대한 관심이 학자들에게서가 아닌 등산 애호가들 사이에 번졌고, 이 우형선생의 백두대간에 대한 글을 접한 나는 우리 땅의 지리 체계가 김정호선생의 대동여지도에 근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첫 개인전 작업의 소재를 ‘백두대간’으로 잡게 된 것이다. 2년여 동안 ‘백두대간’ 작업으로 전국을 촬영하러 다니며 우리 인간들에 의해 변해가는 산하를 보고 이 작업을 평생 작업으로 삼아 ‘백두대간’에 이어 ‘한강’, ‘낙동강’, ‘영산강’, ‘섬진강’, ‘금강’,등 5대강과 ‘동해안’, ‘서해안’, ‘남해안’을 따라 변해가는 자연과 우리의 환경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어언 10년 그 사이 ‘한강(2005)’전에 이어 ‘서해안(2008)’전을 열게 되었다.
이번 작업은 2005년 ‘한강(노암 갤러리)’ 전시 이후 2008년 10월 초까지 작업의 결과물로 한강이 끝나는 강화도의 연미정부터 진도까지의 서해안을 소재로 삼았다. 진도까지가 서해안인지에 대한 행정적인 의문은 확실히 파악하진 않았지만-그 이유는 연이어 남해안을 소재로 삼기로 해 큰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 사이의 서해안 구석구석 도로가 나 있는 곳은 거의 다 가보면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 속에서 갈등 관계이거나 조화로운 관계에 대한 사진적 고찰의 결과물인 것이다. 어떤 곳은 열 번을 넘게 간 곳도 있고 한번만으로 만족해야만 한 곳도 있으나 거의 빠짐없이 가 본 것을 스스로 만족해하며 죽기 전에 내가 사는 이 산하를 다 보고 싶다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나아 가는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다. 이 작업의 출발은 원대한 꿈으로 시작 되였으나 10년이 지난 지금 그 꿈을 이루기에는 많은 역경이 있음을 절감하고 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한 노력 할 것이며 그 것이 이 땅에 태어난 나의 사명이라 생각한다. 이 작업은 아직도 완성 되지 않았으며 ‘서해안’에 이어 나머지 우리의 땅을 모두 다 돌아 볼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江, 스스로 그러하다

자연은 움직일 줄 몰랐다. 그 위를 밟고 뛰놀던 유년시절의 추억은 그래서 말간 푸른빛이다, 멀리서만 보던 자연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던 것이 나이 스물, 대학을 입학하면서부터였다.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서 그 말없는 고요 안에 숨어 있는 나무들의 속삭임을 듣고, 발밑에서 사각대는 잎새의 감촉을 느끼며, 질척한 흙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산이 뱉어 내는 숨소리를 듣게 되면서, 내가 보고 느낀 살아 있는 풍경을 잡아두고 싶었다. 나로 하여금 사진을 업(業)으로 삼게 한 가장 큰 충동을 경험했던 시절이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름다운 풍경과 그 안에 머무르는 인간의 조화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어져 있는 자연과 인간의 고리를 연상시켰다. 막연한 감성을 카메라 렌즈로 좇아가는 작업에 매료되었다.
이 계획은 1997년부터 2012년 현재까지 15년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우리 민족의 정신을 잇고자 ‘대동여지도-계획’이란 제목으로 1999년 <백두대간>으로 시작 <한강(2005)>, <서해안(2008)> 그리고 2012년 ‘남해안’을 더해 <대동여지도 계획 중간보고서>란 제목으로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전시 하였으며 뒤이어 ‘낙동강’,‘섬진강’,‘영산강’,‘금강’과 ‘DMZ’으로 이어질 것이고 ‘동해안’과 ‘우리 바다의 섬들’까지 작업을 해야 완성이 되는 오랜 세월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그러다가 통일이 되면 북한 지역과 발해나 고조선의 옛 땅들도 둘러 보아야하는 긴 호흡이 필요한 작업이기도 하다. 우리 땅을 소재로 내 발로 그리고 내 눈으로 보고 느낀 것들을 풀어내고 싶어 시작하였으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 그리고 환경과 역사에 대한 물음도 담고자 했다.
유사 이래 인간들은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삼고 개발과 변형을 시도해 왔다. 그러나 지나친 마구잡이식 개발의 흔적들은 이제 환경재앙으로 되돌아오기 시작하였으며 그 대가를 치를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러한 지구 전체의 위기 속에서 우리는 우리 조상들이 자연을 보았던 방식들을 되새겨 보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에 주로 인간과 자연이 충돌하여 변해가는 풍경들을 소재로 삼았으며 대형카메라와 흑백필름 그리고 Gelatin Silver Print로 작업함으로써 그 뜻을 기리고자 하였다. 스스로 이 땅에 태어나고자 하여 태어난 것은 아니나 이 땅의 후예로서 자긍심을 갖고 이 땅의 정신과 자연을 잘 보존해 후손들에게 올곧이 남겨주는 것이 도리이리라. 백두대간이 히말라야보다 낮고 한강이 황하나 나일강에 비하면 작고 짧을지언정 우리 민족이 존재해 왔고 후손들에게 남겨줄 이 땅은 지구 어느 곳의 웅장함에 비견할 바가 아닐 것이기에 우리 땅을 소재로 한평생 작업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사진이란 매체가 비록 서양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나 우리 땅과 우리의 이야기가 나아가 세계적인 보편성을 획득했을 때 진정한 예술이 성취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작업은 15년째 이어져 오는 작업의 5번째 작업으로 ‘한강’과 ‘낙동강’, ‘영산강’, ‘금강’등의 江이 인간인 우리들에 의해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흙에서 태어나 물로써 존재하다 결국 흙으로 돌아가는 인간 본연의 모습은 무엇이며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해 보았다. 스스로
(自) 그러한(然 ) 자연은 인간의 힘을 더하지 않았을 때 가장 자연스럽지 아니한가라는 질문을 우리는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새만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세기 초 36년간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 나라를 잃었던 대한민국은 해방이 되자마자 한국전쟁이 발발 1953년 휴전이 되기까지 이 땅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폐허가 된 이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경제가 우선이었고 우리의 윗세대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산업화를 부르짖으며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70여 년 만에 놀라우리만한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한강의 기적”, “IT강국”, “선진국”이라는 타이틀은 다른 모든 것들을 잊게 만드는 달콤한 말이었다. 그러나 산업화에 따른 휴유증은 국토 곳곳에 남게 되었으며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개발과 경제성장의 논리로 모든 것이 대변될 수 있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는 것이다.
30대 초 대학원 재학 중 산을 좋아 하고 안셀아담스(Ansel Adams)의 흑백사진에 매료되었던 나는 멋진 풍경사진을 촬영하기위해 한 학기 내내 설악산을 다니고 있었다. 그러던 중 산업화에 따른 무분별한 개발로 몸서리 치고 있는 이 땅의 상처가 곳곳에 산재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우리의 국토는 계속 개발 중이었다. 그 후 나는 평생의 작업으로 이 땅을 돌아보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작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1997년부터 우리 땅의 중추인 “백두대간(1999년 조흥갤러리 개인전)”을 시작으로 “한강(2005년 노암갤러리 개인전)”, 그리고 “서해안(2008년 한미사진미술관 개인전)”, 2012년에는 “남해안”을 더해 ‘한미사진미술관’에서 “대동여지도-계획 중간보고서”로 개인전을 열었고 2014년에는 낙동강, 한강, 금강, 영산강의 사대강을 소재로 “강(江), 스스로 그러하다”란 제목으로 ‘SPACE 22’와 ‘로터스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이 작업 이후로도 “섬진강”, “남한의 북쪽-DMZ", "동해안”, “우리의 섬들”등 전 국토를 망라 할 때까지 이 작업은 계속 될 것이다. 그러다 통일이 되면 북쪽의 산하까지를 소재로 하는 긴 호흡의 작업인 것이다.
우리의 “백두대간”이 “히말라야 산맥”이나 “로키산맥” 보다는 작고 보잘 것 없을지라도 우리의 “한강”이 “나일강”이나 “황하강”에 비하면 실개천일지라도 자연은 한번 파괴되고 나면 다시는 회복되기 어렵기에 그리고 우리가 누리는 지금의 자연은 잘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남겨주어야 하기 때문에 소중히 여겨야 함을 사진가의 입장에서 사진으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다. 산허리가 끊겨 신음하는 “백두대간”이, 필요 없는 강을 막아 세운 “금강산댐”이, 이제는 없어져 버린 “새만금의 갯벌”이 우리들에게 이야기 하는 것들을 듣고 보존과 합리적인 개발로 미래를 준비해야 될 때이기 때문이다.
이번 작업은 2008년 “서해안 ” 작업을 할 때 짧게 지나 쳤던 군산과 부안을 잇는 ‘새만금’을 시간이 나면 가끔 들려 변해가는 풍경들을 소재로 10여 년간의 시간 동안 작업을 해왔던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 인간에 의해 변한 풍경이 시간이 흐르며 어떻게 변했으며 또 앞으로 어떻게 변해 갈지의 중간 지점에 있는 것이다. 서울의 2/3, 파리의 4배가 되는 새만금의 갯벌들이 한사람의 정치 공약에 의해 육지로 변하고 그 육지가 된 갯벌이 인간들에 의해 또 어떻게 변해 가는지가 핵심이며 이번 작업을 통해 그 사실을 환기 시키는 것이 조그만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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